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거의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메모도 스마트폰으로 하고, 글쓰기와 이미지 제작은 AI가 대신해주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죠.
그런데 의외의 소비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직접 쓰고, 꾸미고, 만드는 ‘손맛’ 소비입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다이어리 꾸미기, 손글씨, 필기구, 뜨개질 같은 아날로그 취미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유통업계에서도 관련 상품과 체험형 팝업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롯데백화점 ‘다꾸’ 관련 매출 30% 증가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다꾸, 즉 다이어리 꾸미기입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공간인 ‘시시호시’의 올해 1~9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습니다.
시시호시는 다이어리 꾸미기 상품을 비롯해 다양한 문구류를 판매하는 공간인데요.
특히 전체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히 문구류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취향을 표현하는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다이어리 한 권에 스티커를 붙이고 마스킹테이프로 꾸민 뒤 직접 손글씨로 하루를 기록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입니다.
완성된 결과물뿐만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서 얻는 만족감이 중요한 셈입니다.
손글씨도 다시 ‘힙한 취미’가 됐다
손글씨와 필기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텍스트힙’을 넘어 직접 쓰는 행위를 즐기는 ‘라이팅힙’이라는 흐름까지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보도된 자료를 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구와 필기구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필기구 판매량 역시 전년보다 8.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이어리 꾸미기에 활용되는 마스킹테이프와 인덱스 라벨 스티커 같은 상품의 성장세도 두드러졌습니다. (서울신문)
더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예쁜 제품을 사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직접 펜을 잡고 글씨를 써보고, 편지를 작성하고, 캘리그래피를 배우는 등 오프라인 경험 자체를 소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잠실 에비뉴엘에서는 몽블랑이 손글씨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문객이 엽서에 직접 편지를 작성해 우편함에 넣으면 실제 우편으로 보내주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됐습니다. (동아일보)
뜨개질·터프팅까지…‘직접 만드는 취미’ 인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취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뜨개질과 터프팅입니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세대의 핸드메이드·텍스타일 아트 수요를 겨냥해 원사와 뜨개를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터프팅 체험과 미니 뜨개 클래스, 대형 터프팅 작품 전시 등을 진행했고,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도 전문 원사부터 핸드메이드 제품, 뜨개 도구까지 한자리에서 소개했습니다. (동아일보)
뜨개질은 완성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빠르게 소비하고 또 다른 콘텐츠로 넘어가는 디지털 환경과 달리 실을 고르고, 바늘을 움직이고, 한 코씩 완성하는 과정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5년에도 젊은 층 사이에서 뜨개질과 다꾸, 필름카메라 같은 아날로그 취미가 주목받았고, 당시 조사에서는 ‘뜨개질’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뉴스)
왜 2030은 다시 ‘아날로그’를 찾을까?
그렇다면 AI와 디지털 기술에 가장 익숙한 2030세대가 오히려 아날로그 취미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피로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보고 SNS와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면 잠시라도 화면에서 벗어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다꾸나 필사, 손글씨, 뜨개질 같은 취미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또 하나는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글과 그림을 만들어주는 시대에는 오히려 서툴더라도 직접 만든 결과물이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똑같은 다이어리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어떤 스티커를 붙이고 어떤 글씨를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2030세대가 희소성 있는 취미를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동아일보)
AI 시대, 오히려 사람의 ‘손’이 주목받는다
이번 아날로그 소비 열풍은 단순한 복고 유행으로만 보기에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AI가 빠르고 편리하게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시대가 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시간이 걸리고 직접 해야 하는 경험에서 새로운 만족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다꾸를 하면서 하루를 기록하고, 손글씨로 편지를 쓰고, 뜨개질로 작은 소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결과물의 효율성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시간을 들였다는 것 자체가 가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문구, 필기구, 손글씨, 뜨개질, 터프팅 등 아날로그 취미와 체험형 소비 시장이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특히 유통업계가 상품 판매에만 집중하기보다 직접 체험하고 사진을 찍고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AI가 일상을 빠르게 바꿔가는 지금,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손으로 천천히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을 찾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생활과 잠시 떨어져 다꾸, 필사, 손글씨, 뜨개질 같은 아날로그 취미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이 요즘 즐기는 ‘손맛 취미’를 공유해주세요.